26-10-31 최근 국제정세에 대한 평가,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 상황에 대한 평가 및 미국의 전략적 인식능력 약화의 원인으로써 금융자본의 시각문제
오늘은 그동안 소홀했던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세계적인 수준의 군사적 긴장감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와는 긴장의 정도를 낮추고 있지만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긴장의 정도를 더 높이고 있다. 러시아와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현재의 상황에서 무마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전쟁을 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무의미하며, 우크라이나를 지금의 상태에서 휴전에 접어들어가게 해도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의 생각이고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 텔레그라프지는 10월 25일 보도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97년 이전으로 나토가 물러날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이보도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러시아 내부의 입장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텔레그라프가 이런 보도를 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 대해 군사적으로 확고한 우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서 곧바로 발트 3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하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며칠전 푸틴은 노르웨이 및 핀란드 정상들과 통화를 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이런 입장변화는 그동안 강력하게 유지해온 유럽의 단일대오에 중대한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노르웨이와 핀란드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현실로 인정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10월 28일 오호츠크 해에서 핵잠수함에 탑재된 전략 미사일 발사했다. 9300km의 사거리를 자랑하는 이 다탄두핵미사일의 발사시험은 전적으로 미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러시아가 핵미사일 시험을 강행한 것은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모두에게 중대한 시사점을 지니고 있다. 많은 관측통들은 트럼프가 11월 3일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란 전쟁에서 이탈하기 위해 이란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번 핵실험은 이런 미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당연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려고 하는 서유럽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힘의 우위는 완전하게 러시아로 넘어갔다. 현재 프랑스를 위시한 서유럽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소요 사태는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라고 하겠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 안보를 새로 쓰게 할 것이다. 미국은 현시점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관리하려고 할 지모른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의 기대대로 움직여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리석은 일이다. 과거에 러시아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부당한 요구도 수용한 것은 그들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러시아는 지금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우위를 철저하게 요구할 것이다.
이란 전쟁에서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필자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핵무기이며, 트럼프가 결국 핵무기 사용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미리 전망한바 있다. 트럼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결국 이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 될 것이다. 전세계의 주요 국가들은 즉각적으로 핵무기 개발과 배치에 들어갈 것이다. 당연히 이란은 즉각 핵무장을 시도할 것이다. 이란은 지금 전술핵으로 피해를 보아도 이를 계기로 핵무장을 할 수 있다면 오히려 자신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미국이 이란에게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하는 국가에게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정당성의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러시아가 섣부르게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시범 케이스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이란에게 핵무기를 사용하고 나면, 전세계의 안보질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완전하게 변화할 것이다. 동북아 지역에서 일본도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유럽에서도 독일과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국가들이 핵무장에 진입할 것이다. 이집트는 물론이고 멕시코와 브라질과 같은 국가들도 핵무장을 시도할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지아도 핵무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당연히 핵무장 여론이 대두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앞으로는 강대국의 국제정치라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해질 것이다. 국제정치적 무정부 상태로 완전하게 진입하게 되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패권적 지위를 누리는 국가가 존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이란에 핵을 사용한다면 이는 국제정치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경제질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11월 3일 중간선거이후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이런 변화의 가능성을 전망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이란에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의 군사적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시간을 두고 점점 미국의 서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은 약화될 것이다. 서아시아에서 전쟁의 주무대는 후티와 사우디 사이로 옮겨갔다. 전황은 후티에게 더 유리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국가로서 존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당연히 걸프 국가들 전체의 존속이 문제가 될 것이다. 걸프지역 국가의 국경선이 지금과는 다르게 그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결국 이런 변화는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언제 이런 변화가 이루어질 것인가는 시간문제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동북아지역에서 군사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의 근본원인에 대한 분석에 실패했다. 미국은 군사력이 약해서 중국에게 밀리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동북아지역에서 아무리 강력하게 군사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미국이 중국에게 밀리는 것은 생산성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을 위시한 국가로부터 첨단 제조능력을 이전한다고 해서 중국과의 경쟁력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 이미 미국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중국에 뒤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첨단제조능력을 이전해 간다고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오히려 동맹국의 대중국 경쟁력을 떨어뜨려서 미국과 동맹국 전체의 경쟁력이 저하될 뿐이다.
미국의 문제는 현재와 미래의 위기를 과거의 방법을 답습하려고 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내에서 전략적 사고를 하는 층이 그만큼 얇아졌다는 뜻이고, 그것은 미국의 상층부 지식인 세계가 터널 현상에 빠진 미국 금융자본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