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통관고유부호
가족들 건강 상태가 다들 말이 아니다. 동생과 어머니의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아직 내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아버지도 지난주에 건강검진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과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작년과 올해는 정말 가족들 사이에서 힘든 일들이 많았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때로는 가족들 사이에 불화도 있었으니 건강검진 결과가 아주 좋게 나오지는 않을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기는 했다. 그래도 막상 결과를 하나씩 접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다.
새삼 세월이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호르몬 변화와도 관련이 있을 테고, 나이가 들면서 신경 써야 할 건강 문제도 하나둘 늘어나는 것 같다. 가족들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영양제를 추가로 구입하려고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려다 보니, 이번에는 개인통관고유부호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관세청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2019년에 이미 발급받은 기록이 있었다. 보통 해외 직구를 할 때 발급받는다고 하는데, 그때 연구소에 있으면서 무언가를 구매했던 모양이다. 정작 무엇을 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에 알아보는 것은 골다공증과 관련해 비타민 K2가 들어간 영양제다. 국내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기 어려워 해외 직구까지 알아보게 된 모양이다. 그런데 막상 제품들을 살펴보니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D, 비타민 K 등을 함께 섭취하는 제품들은 하루에 한 알만 먹는 것이 아니라 최소 두 알에서 많게는 네 알까지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어머니가 한 알짜리 영양제도 잘 챙겨 드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마그네슘, 오메가3, 종합비타민, 비타민 C, 루테인 등 종류별로 영양제들을 준비해 두기는 했다. 그런데 정작 꾸준히 챙겨 드시는 분은 아버지뿐인 것 같다. 어머니도 격일로라도 먹고 있다고는 하시는데, 아무래도 영양제를 준비해 놓는 것과 실제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가 보다.
내일은 어머니가 눈 수술을 받으신다. 아마 수술이 끝나면 나는 다시 연구소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이번 주 연구소 행사들을 생각해 보면 사실 내가 꼭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집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지도 잘 모르겠다. 가족들 곁에 있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예정대로 연구소로 돌아가 내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정작 내 몸도 별로 좋지 않다. 어깨 통증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어제는 통증이 심해져 새벽에 잠에서 깨어 한참 고생했다. 가족들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내 몸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동생도 헬리코박터균 때문에 처방받은 약을 오늘부터 복용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동생의 검사 결과를 듣고 나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제는 가족들 모두 하나씩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족들이 하나둘 건강검진을 받고 결과를 확인하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가족들이 모두 환자가 되어 버렸다. 작년과 올해 겪었던 여러 일들이 이제는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부디 더 큰 문제 없이 하나씩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나부터라도 이제는 내 몸을 조금 더 챙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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