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힘이 빠지는 하루
흠… 오늘은 컨디션도 기분도 좋지 않은 날이었다. 낮에는 햇빛도 별로 없었고, 어제 조금 무리해서 그런지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 손님이 찾아올 예정이었는데, 나도 함께 만나기로 한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 계속 대기하다 보니 오히려 진이 빠졌다. 막상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닌데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생긴 시간 동안 이전부터 조금씩 손대다가 중단하기를 반복했던 강의노트 편집을 마무리했다. 문서를 편집하고 정리하는 일도 생각보다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내용 자체를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형식과 구성을 다듬고, 빠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하니 말이다. 어쨌든 미뤄 두었던 일을 하나 끝내고 나니 홀가분하면서도 진이 빠진다.
날씨가 어둡기는 했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저녁이 지나 밖으로 나가 보니 웬걸,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음악을 들으며 걸으면서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는데, 그것마저 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계단을 오르내리며 운동을 대신했다. 그래도 연구실에 다시 나가 프린트할 것들을 출력하고, 편집을 마친 강의노트도 인쇄해서 마지막 검수까지 끝냈다. 그렇게 나름대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했다.
오늘은 뭔가 대단한 일을 했다기보다는, 기운이 없는 와중에도 미뤄 두었던 일 하나를 끝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계획했던 운동은 하지 못했고, 기다리는 시간에 괜히 에너지를 소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은 마무리했다.
이런 날도 있는 거겠지. 내일은 오늘보다 컨디션이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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