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2 국경선 요새화, 누가 평화를 만들고 있는가?
군사분계선에 강력한 요새가 만들어지면, 전면적 전쟁의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 강력한 요새를 누가 쌓은가도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 전면적인 전쟁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렇다면 누가 평화를 원하는 자라고 할 것인가? 방벽을 쌓고 요새를 만드는자인가? 아니면 그것을 비방하는자인가?
한국의 대조선 적대적 경향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조선의 모든 조치와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고 한국을 도발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모든 행동과 조치는 평화를 위한 의도로 해석한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정반대일 것이다. 조선은 자신들의 조치가 평화를 위한 것이고, 한국과 미국, 특히 미국의 행동이 전쟁의 의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서로 상반된 해석의 가능성 중에서 무엇이 더 사실에 가까울까? 그 중에서 조선의 남쪽 국경선 요새화 작업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곳이다. 조선은 24년 1월 1일,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국가관계’로 선언했다. 조선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국가관계로 선언한 것은 해방이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관계로 설정한다는 선언으로 읽어야 한다. 남북간 서로 전쟁을 하고 위협을 했던 것은, 서로가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은 조선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고, 조선은 한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비록 유엔 총회에 각각 가입을 했지만,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어정쩡한 표현으로 여전히 통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통일이란 민족적 이상이기도 하지만 평화를 위협하는 개념이기도 했다. 북한은 남한을 남조선이라고 부르며, 한반도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강역으로 보았다. 남조선은 북조선을 북한이라고 부르며, 한반도를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헌법에 못박았다. 김대중 정권때 남북이 평화공존을 모색하기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이 2024년 1월 1일부로 남북을 적대적 두국가 관계라고 선언한 것이다. 조선은 적대적 두국가관계라고 선언하면서 한국과의 통일을 위한 모든 시도를 중단하고 폐기했다. 통일전선부도 폐기하고 그동안 통일을 위한 모든 시도를 중단한 것이다. 대신 국가대 국가의 관계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조선이 선언한 ‘적대적’이란 용어는 지금의 남북관계에서 전쟁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보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선이 남쪽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시작한 것은 남북이 물리적으로 전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군사분계선에 높이 10미터 이상의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하여 전면적인 지상전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자고 제시한바 있었다. 이미 그런 주장을 한지가 16년도 넘었다. 필자가 그런 주장을 한 것은 남북간 전면적 군사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한국군이 북침을 할 수 없고, 조선군이 남침을 할 수 없게 되면 전쟁이 일어나기 어렵다. 사소한 군사적 충돌은 있을 수 있지만, 군사분계선에 대규모 방벽시설이되어 있으면 전면적인 군사적인 충돌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만으로도 한국전쟁과 같은 대규모 전면전의 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이든 북이든 먼저 전쟁을 시도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공격하는 쪽은 심각한 궤멸적 피해를 입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조건에서라도 한국전쟁처럼 전면적으로 공격하는 쪽은 하루에 최소한 1개군단 정도의 인명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비무장지대를 극복하여 진격해 나가려면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 아마도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극복하고 진출하는데만 최소한 10만명 이상의 전사자를 감수해야 할것이다. 이미 진행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그 정도의 인명피해를 예상하는 것도 별로 많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이 전전선에 걸쳐 강력한 대전차방벽과 지뢰지대 그리고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군의 예상에 의하면 28년이면 전전선에 걸쳐 이런 요새화 시설들이 완공될 것이라고 한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자 조선이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한국을 625전쟁당시처럼 남침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가? 통상 공격을 하려는 쪽은 이런 대규모 축성시설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공격할때 엄청난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지뢰지대를 구축하고 방벽을 설치하는 것은 방어를 위한 것이다.
현재 조선이 국경지대에 대규모 요새화작업을 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이 북침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과 군은 이와는 정반대되는 해석을 하고 있다. 조선의 이런 요새화 작업이 오히려 남북간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시설물 설치과정에서 남북간 오해로 인한 충돌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의 25사단 지뢰지대 폭발사건을 바로 그런 예로 들고 있다. 군은 지뢰가 조선이 매설했다고 하지만 이는 믿을 수 없다. 부상 장병들의 피해정도를 보면 조선의 지뢰라고 하기 어렵다. 대대장은 지뢰덧신도 신지 않았는데, 조선의 목함지뢰였다면 두다리가 모두 다 날라가거나 최소한 무릅위에까지 절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의혹을 제기했지만, 여름의 녹음기에 통로가 개척되지 않은 지역으로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필자는 이런 지시를 한 유엔사와 그런 지시를 아무런 문제제기없이 수행한 군지휘부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조선군이 10미터 정도 밑으로 내려왔다고 하는데 그것도 의문의 여지가 크다. 군사분계선 나무 말뚝을 박은지 이미 73년이 훌쩍 넘었다. 말뚝 중에서 남아 있는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남북 각자 임의의 군사분계선을 그어놓고 있다. 한국군이 그어놓은 군사분계선과 조선군이 그어놓은 군사분계선이 서로 다르다. 그리고 유엔사가 그어놓은 군사분계선도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의 군사분계선이 정확한지를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 국방부가 조선에게 정확한 군사분계선 획정을 위한 접촉을 요청한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다.
나는 한국군이 그어 놓았으니 무조건 그 선을 넘어오면 경고사격하고 사살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도 확신하지 못하는 선, 그리고 한국과 조선이 서로 정확하게 합의하지도 못한 선 때문에 전쟁의 위협을 감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지역은 조선군이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군사분계선보다 자신들 쪽으로 더 들어가서 국경 요새화 작업을 한곳도 있을지도 모른다.
조선의 국경요새화 작업은 한반도의 평화에 유익한가 아니면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는가? 그 대답은 지극히 분명하다. 군사분계선의 요새화 작업은 남북간 전면전의 가능성을 엄청나게 낮춘다. 그래서 조선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은 한반도 평화에 유익한 것이다.
조선의 국경요새화 작업이 60% 이상 완성되었다고 한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조선군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볼때 한국군과 미군이 북침할 경우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지역부터 요새화 작업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지역은 조선군이 남침을 할때도 유리한 지형이라고 할 수 있다.
국경요새와 작업이 60% 정도 완성된 지금, 누구라도 먼저 선제공격을 해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브런슨 유엔사령관이 군사분계선부터 남쪽 비무장지대까지 한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조선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완성되면, 사실 한국측 비무장지대라는 것도 무의미하다. 28년 이후 전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완료되면, 조선은 국경선에서 당사자주의를 요구할 것이다. 국가와 국가의 관계이니, 조선은 한국과 직접 국경선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올 것이고, 당연히 유엔사의 개입을 배제할 것이다. 유엔사는 국가가 아니니 말이다. 그런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브런슨이 남측 비무장지대에 대한 자신들의 권한이 한국의 주권보다 상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주권보다 상위에 있는 권한은 없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독립국가가 아니라 식민지라는 의미다.
사실상 전면적인 지상전쟁이 불가능해지면, 미군의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도 무의미해진다. 최근 브런슨이 전작권환수에 대해 강력한 반대를 하는 것도 조선의 군사분계선 일대의 요새화로 인한 전면전쟁의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지게 될 경우에 대비한 선제조치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한반도 안보의 한국화를 주장했다. 한국과 조선이 각각 안보에 대한 책임자로 서로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조선의 국경요새화 작업으로 한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한국도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조선의 지상군이 전면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대규모 축성을 하면된다. 전쟁에서 방어를 위한 제1의 대비태세는 방어준비, 즉 요새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반도와 같이 240km 정도 밖에 안되는 지역에서 상대의 전면지상공격을 막는 것은 어렵지 않다. 원시적인 것 같지만, 요새를 구축하기 위한 축성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진정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으려면 한국도 조선이 쌓은 것보다 더 높고 강력한 방벽을 쌓으면 된다.
상대의 축성작업을 반대하는 자가 전쟁을 기획하고 일으키려는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