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17) 투자의거장 31/90 허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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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거장 90인 (31/90)

허남권 (Huh Nam-kwon) · 한국의 투자대가
발행일: 2026-09-17 (KST) · Lifefit 거장 시리즈

인물탐구를 스팀 독자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수치·일화는 공개 자료 기준입니다.

시장이 버린 숫자에서 시작하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증시에서 배당수익률 4%는 외면받는 숫자였다. 같은 시기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은 1%대에 머물렀고, 투자자들은 차익을 좇았다. 신영자산운용의 허남권은 이 4%를 단순한 배당률이 아니라 기업 질의 신호로 읽었다. 배당을 꾸준히 주는 기업은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고, 저평가된 우량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저PBR과 저PER 종목 중에서도 배당 지속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시장이 성장성에 열광할 때, 그는 이미 돈을 벌고 있는 기업에 집중했다.

가치투자의 한국식 번역

허남권이 몸담은 신영자산운용은 한국에서 가치투자와 배당 전략을 일찍부터 내세운 운용사였다. 그는 이 스타일을 대표하는 운용역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가치투자 이론을 그대로 들여오는 대신, 한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했다. 재벌 구조, 낮은 배당 문화, 높은 변동성 속에서 그는 '싸고 좋은 주식'을 찾는 기준을 구체화했다. PBR 1배 이하, 배당수익률 시장 평균 이상, 그리고 최소 3년 이상 배당을 유지한 기업. 이 세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종목은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선택은 명확했다.

장기 투자자가 겪는 긴 침묵

배당주 전략은 단기 성과로 증명되지 않는다. 시장이 테마주와 성장주로 들썩일 때, 배당 포트폴리오는 조용했다. 허남권은 인터뷰에서 이 침묵의 시간을 인정했다. 수익률 순위표에서 밀릴 때, 고객과 동료로부터 압박을 받을 때, 원칙을 지키는 일은 고독했다. 특히 IT 버블 시기에는 가치주 전략이 무력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포트폴리오를 바꾸지 않았다. 버블이 꺼진 뒤, 배당을 주던 기업들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배당도 이어졌다.

배당이 아니라 기업 질을 산다

허남권의 전략에서 배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 배당을 주는 기업은 이익을 과장하기 어렵고, 주주 환원 의지가 있으며, 경영진이 현금 흐름을 관리한다는 신호였다. 그는 배당락 직후 주가 하락을 기회로 봤다. 시장이 단기 변동에 반응할 때, 그는 배당 재원이 지속 가능한지를 따졌다. 칼럼과 인터뷰에서 그는 반복해서 강조했다. "배당 수익률만 보고 사면 안 된다. 그 배당이 3년 뒤에도 나올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저PER만으로는 가치주가 아니었다. 저평가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를 구분하는 일이 운용의 핵심이었다.

2010년대, 배당주의 재발견

2010년대 들어 한국 증시에서 배당주가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배당 수익률이 채권 금리를 웃돌자, 기관과 개인 모두 배당주에 눈을 돌렸다. 허남권이 오랫동안 지켜온 전략이 비로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유행에 편승하지 않았다. 배당주 펀드가 쏟아지고 배당 ETF가 인기를 끌 때, 그는 "배당만 보고 몰리면 저평가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배당 지속성과 재무 안정성을 우선했다.

개인 투자자라면 이렇게

  1. 3년 배당 이력을 먼저 확인하라 — 배당수익률이 높아도 올해만 준 배당은 함정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최근 3개년 배당 기록을 확인하고, 배당성향이 30~50% 사이로 안정적인지 본다. 일회성 특별배당은 제외한다.

  2. 배당락일 전후 2주를 노려라 — 배당락 직후 주가가 떨어지는 구간이 개인 투자자의 기회다. 이때 PBR과 배당수익률을 다시 계산해보고, 여전히 저평가라면 매수를 고려한다. 단, 배당 재원이 차입금인지 영업이익인지 재무제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3. 포트폴리오의 30%는 배당주로 고정하라 — 전체를 배당주로 채울 필요는 없다. 변동성이 큰 성장주와 섞어 30% 정도를 배당 안정주로 유지하면, 장기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면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분기 배당주를 섞으면 연중 현금 유입이 고르다.

따라하면 안 되는 것: 기관 운용역처럼 수십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 개인은 종목 분석 시간이 부족하므로, 배당주는 5~7개 이내로 집중해 관리 가능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 분야: 한국의 투자대가 · 무대: 신영자산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