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키예 일주-5 앙카라 한국공원(Kore Parkı), 투즈 골뤼(Tuz Gölü) 소금호수
투르키예 일주-5 앙카라 한국공원(Kore Parkı), 투즈 골뤼(Tuz Gölü) 소금호수
이번 여행을 함께하는 우리 팀은 모두 29명이다. 남자가 9명, 여자가 20명으로 여성 참가자의 비율이 훨씬 높다.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며 여비를 대는 남편들과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아내들의 모습을 보며 "한국 남자들이 참 고생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여행을 온 여성분도 세 분이나 되었지만, 홀로 온 남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여행 와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열등한 동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혼자 온 여성분 3명은 오자 말자 바로 친구가 되어 팀을 이루었다. 8일 동안 말도 한 번 붙이지 않고 헤어진 남자들과는 대조적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일행을 만나면 습관처럼 '내 여행 프레임에 담길 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탐색하게 된다. 아무리 풍경이 훌륭하다 해도 사람이 들어가지 않은 정적인 사진은 시선을 끌기 어렵다. 특히 사진 공모전에서도 인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사진이 높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풍경 속에 사람이 어우러져 있어야 비로소 "나도 저곳에 가고 싶다"는 감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선 젊은 여성 세 분이 눈에 띄었다. 부모님과 함께 온 한 여성분은 아버님과 늘 함께 다녀 접촉 기회가 마땅치 않아 마음을 접었다. 본인이 승낙하더라도 아버님이 불편해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함께 온 두 여성분 중 한 분은 사양의 뜻을 밝혔고, 다른 한 분은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 주었다.
또한 초등학교 6학년 딸과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데리고 온 키가 훤칠한(171cm) 40대 여성분도 매우 적극적으로 모델이 되어주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여행지에서 만나면 누구라도 사진을 찍어주곤 했는데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초상권 개념이 엄격해져 타인의 허락 없이 셔터를 누르기가 겁나는 세상이다.
2026년 8월 30일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까지는 약 300km에 달하는 장거리 이동이다. 이른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식사를 마치고, 6시 정각에 카파도키아를 향해 버스에 올랐다. 한국의 해외 패키지여행은 그야말로 체력 싸움이다. 짧은 시간 동안 하나라도 더 보고 싶어 하는 우리의 국민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매일 이어지는 일정이 정말 살인적이다. 일행 모두가 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건강하게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이 될 정도였다.
피로 맺어진 혈맹의 공간, 앙카라 한국공원(Kore Parkı)
이른 아침 첫 목적지로 찾은 곳은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중심부(울루스 지역 인근)에 위치한 역사적인 한국공원(Kore Parkı)이었다. 이곳은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준 튀르키예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뜻깊은 공간이다.
1973년 6·25 전쟁 참전 23주년과 튀르키예 공화국 수립 5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정부가 튀르키예에 기증·조성했다. 튀르키예는 6·25 전쟁 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대규모 병력(연인원 약 1만 5천여 명)을 파병해 함께 피를 흘린 진정한 '형제의 나라'다.
공원 중앙에는 불국사 석가탑 양식을 본떠 만든 4층 규모의 '한국전 참전 기념탑(한국탑)'이 우뚝 서 있다. 탑신 동판에는 6·25 전쟁에서 전사한 튀르키예 군인 760여 명의 이름과 계급, 전사 연월일이 빼곡하고 정교하게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공원 안에는 한국식 전통 정자와 대문, 참전 기념비가 가꿔져 있으나, 우리가 너무 일찍 도착한 탓인지 문을 관리하는 어르신이 아직 출근 전이라 문이 잠겨 있었다. 아쉽게도 내부로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담장 밖에서 탑을 바라보며 깊은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 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얀 소금의 바다, 투즈 골뤼(Tuz Gölü) 소금호수
'투즈 골뤼(Tuz Gölü)'라 불리는 이 소금호수는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튀르키예 제2의 거대 호수다. 면적이 약 1,500km²에 달해 서울 전체 면적의 2.5배에 이르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반면 평균 수심은 0.5~1m 내외로 매우 얕다.
이 호수는 튀르키예 전체 소금 소비량의 60~70% 이상을 공급하는 천연 자원의 보물창고다.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는 뜨거운 기온에 물이 증발하면서 하얀 소금 결정만 남아, 마치 한겨울 눈밭이나 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장관이 연출된다.
물이 자작하게 깔린 곳에서 바닥이 거울처럼 하늘과 구름을 비춰내며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같은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 그 찬란한 반사 풍경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17년 전 방문했을 때 나를 반겨주던 그 강렬하고 찬란했던 햇살이 마냥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입구 휴게소 상점에서는 호수에서 채취한 천연 소금으로 만든 입욕제와 스크럽, 미용 화장품 등을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아담한 분지 속에 살아선지 지평선이 보이는 탁 트인 곳이 보이면 괜히 설랩니다.^^
나라가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도가도 밀밭만 나오더군요.
한국전쟁에서 함께 피흘린 혈맹이라 튀르키에는 뭔지 모를 끌림이 있습니다.
우리는 소금 하나도 손쉽게 얻지 못하는데 그냥 널려 있는 소금을 보니 참 부럽네요.
소금말고도 물자가 정말 풍부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5000원하는 수박이 2700원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