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심지를 위하여
식어가는 심지를 위하여
오래 앓은 빛은 냄새가 없다
그늘을 마시며 자란 불꽃이어서
동트는 벽에 가만히 이마를 대고
자신의 뼈를 깎아 기름을 채우던 밤들
아무도 딛지 않는 모서리마다
맨발로 서서 흐느끼던 침묵은
얼마나 단단한 흉터였을까
거두지 못한 눈빛들이 가시로 돋아
발목을 부러뜨릴 때에도
그는 제 안의 어둠을 밀어내지 않았다
이제 허리를 굽혀
재만 남은 발바닥을 먼저 만져라
살아낸 모든 날이 서글픈 긍정으로
얼어붙은 들녘에 흩어질 때,
차마 켜지 못한 문장들이
스스로 피를 흘려 향기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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