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려진 문장, 바래진 고백

in #steem • 5 hours ago

벼려진 문장, 바래진 고백


밤새 벼린 문장들이 새벽빛에 바래질 때
비로소 마주한 것은 날 선 고백이 아닌
서툰 손끝으로 서성대던 첫사랑의 기억

은화(銀貨)처럼 반짝이던 안도의 숨결은
아침 볕 아래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박명(薄明) 속 글귀들은 거친 모래알로 서글프다

시를 짓는 일과 사랑하는 일

다시 펜을 쥔다
달아날까 흩어질까 숨을 죽이며
나는 여전히 부끄러운 거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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