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 축제 뒤편의 숨고르기

in #steem •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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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 축제 뒤편의 숨고르기

10월의 마지막 날이 밝아왔다.

계절의 정점을 증명하듯, 가을은 참 바쁘게도 흘러갔다. 여기저기서 축제와 행사가 열렸고, 와달라는 곳도, 내가 마땅히 채워야 할 몫도 참 많았던 달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큰 행사가 기다리고 있는 날.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동분서주한 끝에,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났다.

행사장 문이 열리기 전, 폭풍 전야 같은 고요함 속에 의자를 당겨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비로소 창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다행히 오늘 날씨는 참 눈이 부시다. 바람 끝은 조금 거시기하게 서늘할지 몰라도, 쏟아지는 가을 햇살만큼은 온몸을 감싸듯 푸근하다. 가만히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음미하며 사색에 잠기기에 딱 좋은 날씨다.

문득 이 화창함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봄날의 화창함과 이 가을날의 화창함은 무엇이 다를까. 봄의 화창함 속에는 무언가를 시작하고 피워내려는 설레는 '기대'가 가득하다면, 오늘 내가 마주한 가을의 화창함은 뜨거웠던 계절을 지나온 뒤 거두어들이는 '수확'이자 차분한 '정리'의 빛깔이다. 들뜨기보다는 속이 꽉 찬 성숙한 맑음이다.

문득 우리 인생의 가을도 이와 같기를 바라본다. 요란한 축제처럼 분주한 나날 속에서도, 결국엔 나만의 단단한 열매를 맺고 주변을 아름답게 정리할 수 있는 그런 계절이기를.
곧 사람들이 밀려들고 다시 바쁜 시간이 시작되겠지만, 준비를 완벽히 마친 지금 이 순간만큼은 더없이 평온하다. 짧은 휴식이 주는 달콤함을 온전히 누리며, 속으로 나지막이 외쳐본다.

'준비 끝, 이제 시작하기 전까지 조금만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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