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밥
<들밥>
---손 준 호---
들이 바쁘면 밥이 들로 갑니다
산비알 의성 댁 마늘밭에 6인분
단비에 땅이 몰캉해져 마늘 뽑기 좋겠어요
품앗이고 놉이고 일손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죠
이 골짝엔 논밭이나 사람이나 다 가엽지요
들에 나서 들에 늙었는데 어디로 가겠어요
삼창 식당은 재재 바르게 새참을 준비합니다
밥이 오는 동안 들판은 두루미 목을 하고
허기진 뭉게구름 고봉으로 모여서는
엄마 런닝구 목선 같은 밭두렁을 내려다봅니다
배달 오토바이 봇도랑길 보릉보릉 얼비치면
그제야 목장갑을 벗고요
엉덩이 방석 허리춤 달고 밭머리 나와
흙신발로 그늘에 빙 둘러앉은 낡은 무릎들
파스 향이 마늘쪽처럼 알싸하게 피어납니다


시골 풍경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