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대기실에서...

in #zzan4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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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대기실에서.../

오늘 아침은 평소와 다른 동선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센터로 출근하자마자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곧장 건너편 축협 건물 2층에 새로 개원한 치과병원으로 향했다.

그동안은 익숙함과 막연한 신뢰감 때문에 멀리 서울 천호동까지 치과를 다녔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동네를 둘러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멀리 갈 것 없이 동네 치과로 정착해야겠구나, 하는 실용적인 결심이 선 것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작은 시골 동네에도 치과병원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새로 건물이 생겼다 하면 어김없이 치과 간판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문득 궁금한 마음에 대기실에 앉아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 검색창을 두드려 보았다.
내가 살고 있는 가평군 전체의 치과 수를 세어보기 위함이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더 놀라웠다.
자그마치 26군데. 가평군 전체에 안과는 단 한 곳뿐이고,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라 산부인과는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이 척박한 지방 소도시에서 치과만큼은 차고 넘쳐나고 있었다.
"미장원만큼이나 많다"던 내 우스갯소리가 아주 터무니없는 과장은 아니었던 셈이다.

이 기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대학에서 치과의사만 대량으로 찍어내듯 키워내는 것도 아닐 텐데, 왜 필수 의료라 불리는 안과나 산부인과는 사라지고 치과만 이렇게 널려 있는 것인지 씁쓸한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의료의 불균형이라는 거창한 사회적 현상이 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어느덧 두리번거리며 생각을 이어가던 30분의 대기 시간이 흘러 내 이름이 불렸다.
처음 내원한 곳이라 그런지 진료 전 검사가 꽤 본격적이었다.
서서 두 번쯤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엑스레이를 찍었고, 진료 의자에 누워서도 위, 아래, 옆구석까지 꼼꼼하게 몇 번을 더 촬영했다.

입안 모양을 지도처럼 화면으로 띄워놓고 마주한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이 진행 되었다.
다행히 오늘은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가벼워진 마음으로 처방전 한 장을 손에 쥐고 병원 문을 나섰다.
멀리 서울까지 오가는 시간과 피로를 줄인 대신, 우리 동네 새로 생긴 치과를 둘러본 아침이었다.
이제 손쉽게 들를 수 있는 나만의 '주치의'가 동네에 생겼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얻으며,
다시 중요한 일상이 시작되는 애터미 설악백조행복센터로 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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