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칼춤인가
누구를 위한 칼춤인가
도둑을 쫓아달라 품어 기른 개가
정작 도둑이 사라지고 나니
시뻘건 이빨을 드러내 주인의 목덜미를 문다.
민생을 살리겠다던 서슬 퍼런 칼날이
증시의 꽃잎으로 춤추는 환영을 보았더니
이내 온 동네를 짓밟는 칼춤이 되어
온 대지를 거대한 빙벽으로 얼려버렸다.
저 높은 곳에서 금이 가며 무너지는 소리,
네놈들의 귀에는 정녕 들리지 않는단 말이냐.
네팔의 눈사태처럼 도망칠 틈도 없이
석 달을 굶주린 사자가 시뻘건 눈을 뜨고 달려든다.
자금줄이 막혀버린 금융의 창구마다
마른 젖통을 짜내듯, 피눈물 섞인 비명이 얼어붙는다.
믿었던 마음이 채 식기도 전에 쏟아진 혹독한 배신,
벼랑 끝으로 몰린 이들의 뼈마디가 사정없이 시려 와도
오냐, 네놈들이 놓은 잔인한 덫에 순순히 죽어줄 수 없다.
칠흑 같은 어둠이 온몸을 통째로 짓누를지라도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분노의 외침,
죽어도 나는 다시 살으리랏다!
죽어도 나는 다시 살으리랏다!
기억하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경제는 영원하며 네놈들의 권력은 유한하다.
동네 골목에서 소꿉놀이 재미나게 잘 놀았다고
온 동네 잔치를 이토록 피바람으로 물들일 줄이야.
그냥, 속았다. 속았구나.
뼈치도록 억울하지만, 가슴을 치며 속았구나.
그러나 우리는 이 폐허 위에서 끝내 살아남아야 하리라.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