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눈 하나를 위해 뼈가 일곱 개나 필요할까
눈알 하나를 보호하는 데 뼈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실제로는 이마뼈, 나비뼈, 광대뼈, 상악골, 벌집뼈, 눈물뼈, 입천장뼈까지 일곱 개의 뼈가 조각조각 모여 안와라는 공간을 만든다. 언뜻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정교한 이유가 있다.
하나의 통뼈였다면 외부 충격이 그대로 눈과 시신경으로 전달됐을 것이다. 대신 안와의 안쪽벽과 바닥을 이루는 사골과 상악골은 의도적으로 얇다.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 이 얇은 부위가 먼저 부러지면서(blow-out fracture) 정작 지켜야 할 안구와 시신경은 보존된다. 자동차의 크럼플존과 같은 원리다. 가장 단단한 재료를 쓰는 대신, 어디가 먼저 무너질지를 설계해 둔 것이다.
뼈들이 만나는 경계면에는 시신경관, 상안와열 같은 틈새가 자연스럽게 생겨나 신경과 혈관이 눌리지 않고 지나갈 통로가 된다. 하나의 뼈였다면 이런 통로를 뚫는 것도, 머리가 자라는 동안 공간을 넓혀가는 것도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여러 조각의 봉합선은 성장의 여지이기도 하다.
강함을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여럿의 관계로 만드는 것. 몸은 종종 이런 방식을 택한다.
이 글은 제 Obsidian Living Knowledge System의 데일리 미니 아티클에서 가져온 짧은 생각입니다.
source: 26-08-15 데일리 미니 아티클.md
related note: [[999. inbox/눈 주변의 뼈]]
벌집뼈? 이름 한번 직설적이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