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 잡는 칼날에 피 흘리는 시골 사람들, 촌부의 깊어가는 시름
아침 일찍 밭으로 향했다.
둘이서 부지런히 옥수수를 땄다.
두 고랑 정도를 따 내려갔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근하는 길, 딴 옥수수를 정리해 차에 실었다.
네 봉지로 나누어 담아 가지고 나섰다.
출근길에 이 국장 친구네 한 봉지를 전하고,
다른 한 봉지는 센터로 가지고 올라갔다.
역발행 계산서에 사인을 해서 보낸 뒤, 주로 미팅을 하는 큰 탁자 위에서 전기를 쓸 수 있도록 작업을 시작했다.
요즘 하 선배라는 분이 외국인 회원을 가입시키기 위해 탁자 위에서 노트북을 자주 사용하시기에,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전기 코드를 설치해 드린 것이다.
작업을 마치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파트너인 윤국장님은 마석에 사신다.
그래서 마석까지 배달을 다녀왔다.
그 근처에 막내 여동생도 살고 있기에 두 봉지를 챙겨서 갔다.
말이 봉지이지 커다란 대봉투라 사실상 자루나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한 자루씩 전달을 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두 접 이상은 족히 딴 모양이다.
나눔을 하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
참 행복한 일이다.
다른 농산물과 달리 옥수수는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전업농으로서 돈을 벌기 위한 농사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농사는 짓기도 힘들고 수확하기도 어렵지만 수확한 후가 더 문제다.
팔자니 그동안 들어간 노력과 비용을 생각하면 적자다.
그래서 지인들과 나눔 하는 게 행복한 일이라 생각하곤 해왔는데, 이 나눔조차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파는 것보다 그저 나누어 주는 게 더 어렵다는 사실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자칫 잘못하면 주고도 멋쩍은 소리를 듣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옥수수는 모두가 반겨주니 참 고마운 작물이다.
맨날 옥수수 잔치를 벌이며 어느 정도 주변에 돌리고 나면, 이제 남은 것들은 냉동고로 들어간다.
이렇게 얼려두면 겨울철 교육이 있거나 센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 때, 쪄가지고 가면 아주 인기 만점이다.
내가 직접 먹어봐도 우리 옥수수는 정말 맛이 좋다.
이런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내년 농사는 또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 시골 사람들도 좀 살만해지고 시골 부동산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될까 싶었는데, 현실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빼앗아 갈 계산이 아니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법들이 생겨나 농촌을 더욱 곤경으로 밀어 넣고 있다.
농촌의 절박한 현실은 전혀 모른 채 입법을 한 모양이다.
만약 알고도 그랬다면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
투기꾼을 잡겠다고 휘두르는 칼날에, 아무 죄 없는 선량한 시골 사람들만 피를 보게 되었다.
아예 토지 거래를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두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 거의 몰수나 다름없게 매기는 거, 그 뭐더라... 강제이행금인지 뭔지 하는 것 때문에 말이다.
여하튼 이번 정부는 모든 돈을 증시로 몰아가려는 정책을 펴는 건지, 방향성이 온통 그쪽을 향해 있는 듯싶다.
촌부인 나조차도 이렇게 느끼는데, 대부분의 농촌 어르신들은 이미 체념 단계에 이르렀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욕하고 여당을 비판하면 앞장서서 가로막고,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젠 나부터도 그래 지지가 않는다.
오히려 함께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진짜 농촌 말살 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따져 묻고 싶다.
물론 애초에 정부가 바라본 지향점은 이게 아니었음을 잘 안다.
정부가 의도한 바는 투기를 막고, 국토의 균형 발전과 식량 안보, 그리고 급속하게 초고령화되어 가는 근본적인 농촌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부터 불거진 문제는, 제일 먼저 그동안 시골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늙어온 우리 같은 사람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는 점이다.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 살고 있고 앞으로도 들어와 살지 않겠다고 하니, 땅을 팔아야 우선 농협 부채도 좀 갚고 자식들 집 사는 데 보태주기도 할 텐데 말이다.
손주 녀석 등록금이라도 대주며 할아버지, 할머니 노릇을 좀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이제는 한낱 헛꿈이 되어가고 있다.
주식 시장에만 정책적인 관심을 쏟을 게 아니라, '스팀(Steem)'처럼 선한 영향력을 가진 암호화폐에도 눈길을 돌려준다면 정말 유용하게 쓰이거나 큰일을 해낼 수 있을 텐데, 보는 눈이 다른 것인지 아직은 관심 밖인 듯하여 아쉽다.
촌부인 내가 무얼 그리 많이 알겠냐마는, 마음속 깊이 걱정이 밀려온다.
대통령이나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솔직히 두려워지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통령과 집권당의 지지율이 마치 주식 시장에서 말하는 '블랙 데이'나 '크래시(대폭락)' 같은 뼈아픈 그래프를 그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생긴다.
누가 뭐래도 지금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끝까지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우리 역사에 남기를 바란다.
그의 큰형이나 누나뻘 되는 연배로서, 그의 고난과 아픔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온 세대이다.
그렇기에 그의 성공이 곧 우리 대한민국의 완성된 성공이라 믿으며 나는 더욱 그를 응원했는지도 모른다.
소박한 생각으로는 그런 이가 대통령이 되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일해왔던 사람이 대접받고 잘 사는 세상이 올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속설이 왜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고 맞아떨어지는 것인지 참 슬픈 일이다.
그래도 희망만큼은 끝까지 놓지 않고 가려 한다.
사람이 절망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는 걸리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감사합니다.
2026/08/10
천운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Always great to see your updates, @cjsdns! Thanks for your continuous support and valuable contributions to the Steem ecosystem. Keep up the awesome work!
논 값이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요….
이러면 다음번엔 또 보수가 ….. 생각하기도 싫으네요.
안녕하세요, @cjsdns님.
STEEMIT의 일상을 웹툰으로 연결하는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STEEMTOON입니다.
공개해 주신 이 글의 주제와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오늘의 스팀마을》 웹툰 소재로 새롭게 각색해 소개했습니다.
원문의 문장과 이미지는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작성자 계정과 원문 링크를 출처로 표시했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나눠주신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toononsteem 계정에서 100% 보팅합니다.
소재 활용을 원하지 않으시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 댓글에 말씀해 주세요. 확인 후 가능한 범위에서 반영하며, 원하실 경우 이후 선정 대상에서도 제외하겠습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html comment removed: steem-village-source-comment:v1 )
나눔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