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에 마주한 내 '꼴'에 대하여
새벽길에 마주한 내 '꼴'에 대하여
가을도 깊어가는 어느 날 새벽.
적막한 공기를 깨우던 나의 뚜벅뚜벅 발소리가 순간 멈추었습니다.
길가에 덩그러니 놓인 무언가의 '꼴'을 바라보았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그냥 가던 길을 갔습니다.
하지만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아니야, 왠지...’
자꾸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다시 돌아와 그것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그 모습이 꼭 내 꼴이지 싶어서였습니다.
늙으면, 그리고 때가 지나면 다 이렇게 되는 것을.
푸르던 날 다 보내고 빛바랜 그 모습이 왜 그리도 나를 닮아 보이던지요.
세월이란 거, 때라는 거.
그거, 그런 거를 다 알 때쯤 되면 비로소 늙었다는 이야기라지요.
젊은 날엔 가벼이 넘겼던 것들이 이제야 마음에 툭툭 걸리는 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걷는 속에서 흘러간 세월을, 그리고 다가온 내 삶의 가을을 가만히 보듬어 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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