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3 hours ago

조팝꽃이 흐드러지던 봄이었다

봇도랑에서 들미나리를 뜯어
재빠르게 나물을 무치던 손이
갑자기 멈칫거리다
장독대 앞으로 달려갔다

행주치마로 얼굴을 감싼
어깨가 기울어지며
보리이삭처럼 출렁거렸다

봄마다 미나리나물을 기다리시던
친정아버지 생각에 목이 메이는데
둥지를 빠져나온 뻐꾸기가
조팝꽃 무덤에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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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동/ 박준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느 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

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

왜 우시냐고 물으니
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
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하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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